평창의 유산,
다음 세대로 이어지다

‘함께할 때 더 빛나는 우리’ 2024년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14일간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최하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개최된다. 청소년올림픽대회는 올림픽, 패럴림픽과 함께
IOC의 3대 대회 중 하나로 이번 대회는 전 세계 80여 개국, 청소년 선수 1900여 명이 참가 예정인 아시아 최초의 청소년동계올림픽이다.

글  .  박주희

2023년 10월,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화, 진종오 위원장, 김진태 강원도지사(왼쪽에서 4번째부터) 등이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G-100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새로운 주인공 - 청소년

청소년올림픽대회는 국제스포츠의 차세대를 이끌 유망 선수를 발굴하고 전 세계 청소년이 우정을 쌓고 화합을 도모해 올림픽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열리는 올림픽대회로 기존의 성인 올림픽과는 달리 참가 선수의 연령이 15세에서 18세의 청소년들로 제한된다는 특징이 있다. 2000년대 초, 청소년 비만 및 활동량 감소를 우려한 국제스포츠계는 미래 세대를 위한 대회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 개최된 제119차 IOC 총회에서 자크 로게(Jacques Rogge) IOC 위원장이 ‘우리는 전 세계 다음 세대에 빚을 지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이 획기적인 대회의 시작을 선포했다. 2010년 싱가포르 하계 대회를 시작으로 성인 올림픽과 동일하게 동계 대회와 하계 대회가 4년마다 번갈아 개최되는 청소년올림픽대회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IOC의 과감한 도전이자 올림픽의 근간이 되는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대회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은 교육 전문가로, 스포츠 활동만큼이나 교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에서 청소년올림픽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인 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CEP)이 더욱 조명을 받는다. 참가 선수들은 문화·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한 교류 활동 등을 통해 올림픽의 가치를 배우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본인의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청소년올림픽은 개최 도시에서 대회를 위해 미디어센터나 교육시설을 제외하고 새로운 경기 시설이나 교통망 설립이 불가하다. 이러한 대회의 기원과 목표에 걸맞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차세대 주인공인 청소년이 올림픽의 무대에 서는, 새로운 올림픽의 레거시가 될 것이다.

2018 평창을 잇는 지속가능한 올림픽

이번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에서는 7개 경기 15개 종목에서 81개 메달을 두고 세계 청소년들이 올림픽의 유산 위에서 경쟁하며 이번 대회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산을 활용한 비용 절감 및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한 종합 대회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후 대회 시설들이 공연, 축제, 컨벤션, e스포츠대회 등에 사용되기는 했으나 사후 활용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기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보수해 활용하고 일부 알파인 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은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지 않은 정선 하이원리조트와 횡성 웰리힐리파크 스키장을 사용한다. 이러한 노력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이 향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동계 국제스포츠대회를 위해 활용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다른 주목할 점은 국내 최초로 개막식이 강릉과 평창에서 이원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개막식이 열린 올림픽 스타디움은 지붕이 없는 오각형의 개방형 건물로 한파와 폭설이 그대로 관중들에게 노출되는 탓에 큰 우려가 있었다. 이번 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 개막식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과 평창돔에서 공동으로 열리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번 대회의 목표 관중은 25만 명이며 대회 기간 개최 도시를 찾는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연인원은 6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강원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통해 동계 스포츠의 허브로서 인프라 개발 및 관광객 유치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낸 바 있어 이번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경기장을 넘어, 다음 세대와의 연결과 교류

스포츠를 넘어 청소년올림픽의 중요한 한 축인 문화와 교육은 선수와 대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소년, 개최 도시 및 주변 지역민 모두를 포함한다. 이번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대회는 ‘발견과 만남, 연결과 도전, 공존, 지속가능성’이라는 4개 영역에서 다양한 문화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영 리포터(YR) 프로그램’은 대회 기간 중 IOC에서 차세대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세계적으로 저명한 전문가들로부터 분야에 관련된 폭넓은 전문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활동이다. 올림픽위원회 대륙연맹이 선정한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소년들은 5개 대륙을 대표한다. 이 청소년들은 리포팅, 사진, 방송, 소셜미디어 등 스포츠 보도를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올림픽 현장 보도 및 취재 리포터로 활동하게 된다. 또 다른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첫 대회에서부터 시작한 이래 중추적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롤모델 선수(ARM) 프로그램’이 있다. IOC가 선정한 최정상급 올림피언들이 청소년 선수들의 멘토가 돼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스포츠 퍼포먼스 향상을 지원함으로써 올림픽 정신의 가치를 구현하며 동시에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의 사명을 달성할 것이다. 특히 이번 강원 2024 올림픽의 롤모델 선수로 한국의 원윤종(봅슬레이), 김창민(컬링), 민유라(피겨스케이팅) 선수를 포함, 총 17명의 국내외 선수가 선정됐다. 이제 2024 강원 청소년올림픽대회가 단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매서운 추위도 잊게 했던 2018 평창의 뜨거운 열정과 환호를 다시 한번 이곳 강원에서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을 쓴 박주희는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사무총장이다. 국내 1호 국제도핑검사관이자 국제스포츠 전문가로 동·하계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등의 국제대회에 참여했으며 현재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위원 및 국제올림픽아카데미(IOA) 과학위원으로도 활동한다. 대한민국 여성 최초의 국제수영연맹(AQUA) 집행위원이며 OCA, IOC 등에서 ‘한국 출신의 아시아 여성 스포츠 리더’로 언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