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넓어진 보폭으로
함께 더 멀리 달리는

번동중학교 육상부

서울특별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번동중학교 육상부가 올해는 서울시 4관왕 달성과 전국대회 우승을 꿈꾼다.
이들은 단순히 빠른 속도를 겨루는 것에 머물지 않고,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기록 갱신에 도전한다.
트랙 위에서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된 학생들은 오늘도 운동장 위에서 힘찬 보폭을 내딛는다.

글. 심정윤    사진. 황지현    영상. 김지혜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함의 증표
햇살이 내리쬐는 번동중학교 운동장, 공기를 가르는 거친 숨소리와 트랙을 박차는 발소리가 가득하다. 번동중학교(이하 번동중) 육상부는 서울시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남중부와 여중부 동반 3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번동중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지도 철학에 있다.
학생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오경태 체육안전부장은 단순한 반복 달리기보다 ‘원리’를 강조한다. 특히 달리기 기록 단축의 핵심인 ‘점프 탄력’을 높이기 위해 상, 하복근을 중심으로 한 코어 운동에 집중한다. 이는 다리를 더높이 끌어올려 보폭(다리의 넓이)을 넓히고 보수(발걸음 수)를 빠르게 하려는 과학적인 접근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넓은 보폭과 빠른 발걸음을 조합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인 셈이다. 학생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마다 체계적인 체력 훈련과 근력 강화, 기록 측정 루틴을 성실히 수행하며 기량을 닦아왔다.
훈련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오경태 교사의 단호한 목소리가 체육관을 울린다. “대회 날이라고 항상 최상의 컨디션이 갖춰지는 건 아니야.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니 순위 자체에 매몰되지 말아야해.” 그의 조언에코어 운동 중이던 아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작을 이어간다. 학생들의 눈빛에는 기록 경신의 의지와 스스로의 성장을 꿈꾸는 순수한 열정이 서려 있다.

선생님과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기록이 단축될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이
육상의 진짜 매력.
“끝까지 달려!”
함성이 가득한 운동장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기록 측정은 단순히 타인과의 순위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내가 세운 기록’을 갱신하며 성취감을 맛보는 동기부여의 장으로 활용된다. 훈련이 한창인 운동장에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가득하다. “2번이 1번 잡아야지! 끝까지 달려!”라는 외침은 아이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동시에 서로를 향한 강력한 응원이 된다.
실제로 이날 훈련에서 남자부 주장 이동건 학생은 200m 기록을 평소 31초에서 29.32초로 대폭 단축하며 부원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동건 학생은 “선생님과 선배들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기록이 단축될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이 너무 좋다”며 “주장으로서 팀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어 올해 전국대회 우승을 꼭 이뤄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자부 주장 우정연 학생 역시 육상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강조했다. “체육 시간 때 달리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훈련이 힘들어도 기록이 줄어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며 “힘들 때마다 ‘조금만 더 달려!’, ‘얼마 안 남았어!’라고 서로 북돋워 주는 응원 문화가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오늘도 운동장 트랙 위에서 방과 후 연습을 하는 번동중학교 육상부 학생들
땀방울로 쓴 성장 일기
육상부 활동은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생활 태도까지 바꿔놓았다. 노유채 학생은 “체력을 기르고 싶어서 시작한 육상이었는데, 이젠 400m에서 1등을 하고 싶다”며 목표를 보다 높게 잡았다. 윤준영 학생은 “예전에는 좀 게으른 편이었는데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생활 자체가 성실해졌다”며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끝까지 뛰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어달리기 바통 터치 훈련에 매진하던 안예진 학생은 “연습한 만큼 기록이 나오는 정직함이 육상의 매력”이라며 “어려운 루틴은 선생님께 질문하고 반복 훈련하며 극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를 향한 1학년들의 열기도뜨겁다.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김수민 학생은 “3학년이 될 때까지 친구들과 다 같이 열심히 해서 많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야무진 각오를 다졌다.
오경태 체육안전부장은 “우리 육상부는 단순한 성적보다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노력의 결실을 직접 체감하며 성장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번동중에서의 마지막 해라는 그는 “아이들과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다. 달리기를 했던 순간이 끝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제자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번동중학교 육상부원들은 오늘도 서로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더 높은 꿈을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트랙 위에 새겨진 수많은 발자국은 우승컵의 영광보다 값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자, 멈추지 않는 성장의 증거로 남을것이다. 오늘도 운동장을 뜨겁게 달구는 이들의 질주는 승패의 결승선을 지나, 평생 잊지 못할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완성해 가고 있다.
mini interview

번동중학교 육상부

오경태 체육안전부장

번동중학교 육상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시 학교스포츠클럽대회 3연패를 달성하며 남중부와 여중부 모두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팀이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코어 및 근력 강화 훈련을, 수요일에는 기록 측정을 진행하며 체계적인 훈련 루틴을 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