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밖으로 나선
스포츠 팝업 스토어

대중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 색다른 경험과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가 전 분야에 걸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스포츠도 마찬가지.
운동과 스포츠의 즐거움을 전하기에 여념 없는 스포츠 팝업 스토어의 세계로 떠나 보자.

글  .  강진우

EPL 연합 풋볼 스탠다드 Ⓒ롯데백화점
널리 퍼트린 프로리그의 매력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가 지난 7월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서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ʻKBO ROAD’를 열었다. 지난해 처음 오픈한 ‘SLIDING TO YOUR LIFE’에 이은 두 번째 팝업 스토어다. 이번 팝업 스토어의 콘셉트는 ‘FEEL THE GROUND’로 선수가 경기장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팬들에게 전하기 위해 실제 야구장의 느낌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미디어룸, 투수 및 포수 체험 게임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해 제작한 야구 굿즈, 야구장에서 많이 마시는 맥주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스무스 라운지 등 다양한 이벤트와 공간 경험을 통해 팬들의 라이프스타일과 프로야구 사이의 거리를 효과적으로 좁혔다. 이강인의 파리행과 김민재의 뮌헨 이적으로 어느 때보다 뜨거워진 유럽 축구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도 열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의 방한 시기에 발맞춰 오픈한 EPL 명문 구단 연합 팝업 스토어 ‘풋볼 스탠다드’가 그 주인공이다. 7월 전국 5개 아웃렛 및 백화점에서 순차적으로 열린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EPL 구단들의 유니폼과 각종 굿즈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의 주역인 송종국‧이운재의 팬 사인회, 스크린 축구 토너먼트 대회 등 다양한 축구 체험 거리도 함께 마련돼 큰 호평을 받았으며 축구복을 패션에 매칭하는 ‘블록코어’ 트렌드를 겨냥한 아이템도 두루 선보여 패션 트렌드세터들의 방문도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스포츠와 마케팅을 접붙이다

스포츠를 메인 콘셉트 삼아 브랜드와 제품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10월 미국 프로농구(이하 NBA) 명문 팀 LA레이커스 스폰서십을 활용한 비비고 아레나 팝업 스토어를 서울 성수동에서 진행했다. 비비고 메뉴와 함께 LA레이커스 경기를 볼 수 있는 스포츠 펍, LA의 야외 농구장을 구현한 루프톱 등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된 이 팝업 스토어에서는 제한된 시간 동안 자유투를 던지는 ‘프리 드로우 챌린지’, 프라이팬에 만두를 골인시키는 ‘만두 패스 챌린지’ 등 다양한 농구 관련 이벤트도 인기리에 진행됐다. CJ제일제당은 이 팝업 스토어를 통해 비비고의 세계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다.
최근 e스포츠 국가대표 공식 후원사로 나선 기아는 e스포츠 활성화와 자사의 전기차 홍보를 모두 도모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지구 6A3’을 지난 7월 열었다. 이 팝업 스토어는 방문객이 현실과 또 다른 세계에서 프로게이머가 된다는 스토리텔링으로 꾸며졌다. EV9이 전시된 섹션 1을 지나면 현실과 또 다른 세계인 ‘지구 6A3’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질을 가늠하고 훈련할 수 있는 다채로운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섹션 3에는 유명 프로게이머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자동차 광고 촬영장 형식의 포토존이 조성돼 있는데 방문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기아 전기차의 첨단 이미지도 경험하게 된다.

NBA 비비고아레나 ⒸCJ제일제당
색다른 스포츠 경험으로 MZ세대를 사로잡다

최근에 레트로를 팝업 스토어에 적극적으로 덧입힌 스포츠 브랜드도 등장했다. 프로스펙스는 작년부터 자사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는 단독 브랜드 ‘오리지널 스포츠’의 팝업 스토어를 레트로 체육사 콘셉트로 꾸몄다. 판매품 또한 1970년대 후반의 감성을 재해석한 빈티지 제품으로 구성했는데 작년 12월 대구 동성로에서 문을 연 팝업 스토어에는 2주 동안 80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이처럼 다양한 콘셉트의 스포츠 팝업 스토어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MZ세대의 경험 중심적 성향이 자리하고 있다.
희소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이를 충족시킬 새로운 공간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는데 한정된 기간에만 경험할 수 있으면서도 다방면에 걸친 활동적 체험을 선사하는 스포츠 팝업 스토어가 이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다. MZ세대 방문객들은 스포츠 팝업 스토어의 경험을 SNS에 공유한다. 이를 통해 각 스포츠와 브랜드는 큰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고도 좋은 입소문을 낼 수 있다. 스포츠 팝업 스토어는 방문객과 스포츠 모두에 쏠쏠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스펙스 오리지널 스포츠 Ⓒ프로스펙스
글을 쓴 강진우는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소설 <선물>, 자기계발서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를 집필했다.


  •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