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스포츠의 경계를 허물다
시공간을 넘어 이동하는 사계절 스포츠
겨울 스포츠를 여름에 훈련하고, 해양 스포츠를 도심에서 즐기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워터점프와 인공파도 시설의 확산은 스포츠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스포츠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질서가 변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현상이다.
사계절 스포츠의 확산은 스포츠 산업과 스포츠 문화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그 흐름을 짚어본다.
글. 안현균 명지전문대학 사회체육과 교수
- 계절을 넘어선 스포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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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기준으로 구분되던 스포츠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여름의 실내빙상장, 도심의 인공파도 시설, 물 위의 스키 훈련장은 더 이상 예외적인 장면이 아니다. 오랫동안 스포츠는 특정 자연환경과 계절적 조건을 전제로 성립하였다. 설산은 인공설과 실내스키 시설로 재현되고, 인공파도는 바다의 일부 조건을 도시 안으로 옮겨 놓는다. 워터점프는 눈이 없는 계절에도 스키 기술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스포츠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은 더 이상 자연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에는 사람이 스포츠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면, 이제는 스포츠 환경이 사람들의 생활공간 가까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계절 스포츠의 확산은 새로운 시설의 등장이나 기술 발전만으로설명하기 어렵다. 그 배경에는 현대 사회가 시간과 공간을 조직하는방식 자체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사회학자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현대 사회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점차 약화되는 ‘시공간 압축(Time-Space Compression)’의 시대로 설명하였다. 존 어리(John Urry)의 모빌리티 패러다임은 이러한 변화를 보다 확장된 관점에서 이해하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이동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정보와 기술, 서비스와 경험 역시 다양한 장소를 넘나들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이제 이동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스포츠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다. 인공설과 워터점프, 인공파도와 실내빙상장 등은 자연환경에 의존하던 스포츠를 계절과 장소의 제약으로부터 점차 분리시키고 있다.사계절 스포츠는 시공간의 제약이 약화되고 다양한 환경과 경험이 이동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이 드러난 모습이다.
- 계절·공간·환경의 이동과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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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변화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스포츠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과 환경, 그리고 계절의 의미가 이동하고 재배치되고 있다는 점이다.첫째, 이동하는 것은 공간이다. 과거에는 설산과 해안, 강과 호수처럼 특정 자연환경을 찾아가야 했지만, 이제는 실내빙상장과 인공파도 시설, 실내 클라이밍 센터와 같은 공간이 도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스포츠는 더 이상 특정 장소에 묶여 있지 않다.
둘째, 이동하는 것은 환경이다. 인공설은 눈을, 인공파도는 바다를, 실내 클라이밍 시설은 암벽 환경을 재현한다.
셋째, 이동하는 것은 계절의 의미이다. 실내빙상장은 한여름에도 스케이팅을 가능하게 하고, 워터점프는 눈이 없는 계절에도 스키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스포츠는 더 이상 특정 계절에만 허용되는 활동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계절, 공간, 환경의 이동은 스포츠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포츠가 이루어지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 신체활동에서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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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장소의 경계가 약화되고 스포츠 환경이 이동하는 시대에 스포츠의 의미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스포츠가 특정 계절과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었다면, 앞으로의 스포츠는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험하고 소비하는 문화적 활동의 성격을 더욱 강하게 띠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경험경제의 확산과도 맞닿아 있다. 사람들은 단순한 운동 효과나 경기 결과를 넘어 특별한 경험과 기억을 추구한다. 실내서핑과 클라이밍, 러닝 문화의 확산은 스포츠가 신체활동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스포츠는 ‘겨울 스포츠’와 ‘여름 스포츠’라는 전통적 구분을 점차 약화시킬 것이다. 대신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계절 스포츠의 확산은 계절의 경계를 허무는 현상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이동성과 기술 환경이 스포츠 문화를 어떻게 재구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현상이다.이는 앞으로 도시의 스포츠 공간과 생활체육 환경 역시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안현균은 명지전문대학 사회체육과 교수이다. 스포츠사회학을 전공하였으며, 스포츠와 사회 변화, 장애인 스포츠, e스포츠, 스포츠 정책 및 스포츠 문화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최근에는 포스트노멀 시대의 스포츠 환경 변화와 스포츠 참여 경험의 전환을 중심으로 현대 스포츠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