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을 향해 비상하는 활시위
서울 궁도의 명맥을 잇다
서울특별시궁도협회 오제흥 회장
바람의 결을 읽고 스스로를 낮추며 예의를 먼저 배우는 우리 민족의 전통 무예인 궁도.
사대에서 145m 떨어진 과녁을 향해 당기는 활시위에는 단순한 명중 이상의 정신이 담겨 있다.
서울특별시궁도협회를 이끄는 오제흥 회장은 전통 활쏘기의 매력을 보존하면서
서울 시내 활터 확충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다.
글. 심정윤 사진.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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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회장님께서 궁도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와 서울특별시궁도협회 회장직을 맡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릴 적 동네 어르신들이 한복에 토시를 차고 활터에서 활을 내며 막걸리 한 잔을 기울이던 편사 놀이 문화를 보며 자랐습니다. 이후 친한 친구 아버님이 남산 석호정에서 활을 내신다(활을 쏘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가 본격적으로 궁도에 입문해 어느덧 25년 동안 궁도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석호정 총무와 협회 이사, 부회장직을 거친 뒤 궁도협회장에 취임해 현재 연임 중입니다. 활터에서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봉사정신이 자연스럽게 서울시 궁도 행정을 이끄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
Q2 회장님이 생각하시는 궁도의 매력과 가치는 무엇인가요?
궁도(국궁)는 가늠자나 조준경 같은 장치 없이 오롯이 자신의 감각과 바람을 느끼면서 과녁을 맞혀야 합니다. 특히 무소뿔과 민어 부레풀, 대나무 등으로 만든 전통 ‘각궁(角弓)’과 대나무 화살인 ‘죽시(竹矢)’는 기온과 습도에 민감합니다. 여름에는 활의 장력이 약해지고 겨울에는 세지기 때문에, 궁사는 과녁 쪽에서 불어오는 ‘오늬바람’이나 뒤에서 불어오는 ‘촉바람’ 등 미세한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읽어내어 활을 쏘아야 하는 점이 국궁의 매력입니다.
무엇보다 인애덕행(仁愛德行)을 으뜸으로 두는 ‘궁도구계훈(弓道九戒訓)’에서 알 수 있듯, 활이 맞지 않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반구재기(反求諸己)’의 자세야말로 궁도가 주는 최고의 정신 수양의 가치입니다. -
Q3 청소년 및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궁도 교육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최근 초등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궁도 교실을 매년 운영하고 있는데 아주 호응이 좋습니다. 국궁 입문자의 경우 자신의 체형과 힘에 맞는 활을 선택하고, 과녁 거리를 30m나 50m로 줄여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광화문에서 열리는 신흥무관학교 체험 행사처럼 화살이 떨어지지 않게 활에 지지대를 설치해 주기도 합니다. 활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길게 줄을 서서 즐길 정도죠. 학생들이 활쏘기를 배우면 학부모까지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활터로 찾아오면서 젊은 층과 여성 인구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서울시 궁도 인구 저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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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다가오는 10월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서울시 대표팀의 준비 상황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번 체전에서도 상위 10위권 진입을 1차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전국체전에서 궁도는 실업팀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큰 배점이 걸려 있는 중요 종목입니다. 현재 서울시는 궁도 실업팀은 없는 상황이지만, 협회 임원진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선수들에게 여러 지원을 해주며 대회 준비를 위해 단단한 팀워크를 다지고 있습니다. 올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어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실업팀 창단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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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서울시 궁도 저변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요?
서울 시내 전용 국궁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이 중대한 현안 중 하나입니다. 국궁 사대에서 과녁까지의 거리인 145m를 확보하려면 최소 4천 평(약 1만 3223㎡) 규모의 부지가 필요합니다. 조선 말기 한양도성에만 백호정, 청룡정 등 27개의 민간 사정(射亭, 활터)이 있었던 것에 비해, 현재 서울 시내 등록 활터는 황학정, 석호정, 살곶이정 등 총 8곳에 불과합니다. 각 활터마다 회원 수가 150여 명을 넘어서며 완전히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서울시 및 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아차산, 난지공원 등 시유지를 활용한 활터 건립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으며, 우리 민족의 유서 깊은 호국 무예를 보존하기 위해 활터 확충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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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와 서울시 궁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임기 내 서울시 대표팀의 실업팀 창단 기반을 다지고, 전국체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어 선수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한, 심판 강습회를 정례화하여 1~3급 라이센스를 가진 전문 심판(시관)을 대거 양성함으로써 각종 대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겠습니다. 과녁 옆 막사에서 ‘관중(貫中)’ 여부를 판별해 깃발을 돌려주는 ‘시동(侍童)’이 그랬듯, 원칙을 지키는 모범적인 경기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궁도는 단순히 화살을 멀리 보내는 스포츠가 아니라 예의와 덕을 갖추는 무예입니다. 서울의 모든 궁도인들이 ‘인애덕행’의 가치를 품고 화합하는 모범적인 종목으로 이어져 나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