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강의
야구 선수를 말하다

한국프로야구는 뜨겁다. 뜨겁다 못해 팬들의 함성으로 녹아내릴 지경이다. 야구는 스포츠를 넘어 국민적인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고의 선수를 꼽는다면… 박찬호, 선동열, 故최동원이 빠질 리 없겠지만 범위를 현역으로 좁혔다. 아무래도 누적 스탯이 월등한 베테랑 위주로 리스트업 됐다. 꼽아보자니 5명은 너무 적었다. 양현종, 양의지 선수에게 미안하다. 한국야구 미래인 김도영, 원태인 선수 이름을 떠올릴 날도 곧 오리라 본다.

글. 박재호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01 한국야구의 괴물
한화 이글스
류현진

2006년 고교 졸업 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하자마자 한국야구 역사상 최초로 신인상과 MVP, 골든글러브, 투수 3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한 류현진.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이자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핵심 멤버로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12년 말 LA다저스와, 2019년 말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FA계약을 했다. 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야구 잘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지난해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올해 선발마운드의 주축으로 서고 있다. 홀로 마운드에서 한 경기를 지배했던 예전 모습은 아니지만 여전히 경험과 탁월한 핀포인트 제구를 앞세워 정상급 선발로 활약 중이다.

  • 02 전설의 아들 그리고 다시
    전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야구계에선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는 가장 임팩트 있고 다재다능한 야구 집안 엄친아로 프로야구 데뷔부터 남달랐다. 2017년 신인왕, 이듬해부터 5년 연속 골든글러브. 2022년에는 MVP와 타율 1위, 안타 1위, 타점 1위, 장타율 1위, 출루율 1위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다. 국제대회에도 이정후의 활약은 거침없었다. 잘생긴 외모에 확실한 팬서비스까지, 슈퍼스타 면모였다. 2024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간 1억 1,300만 달러라는 큰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데뷔시즌에 안타까운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시즌에는 시작부터 ‘2루타 머신’으로 특별한 존재감을 어필하며 당당히 메이저리그를 누비고 있다.

  • 03 명실상부한 한국인 빅리거
    SSG랜더스
    김광현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등 10년 넘게 대한민국 선발마운드를 지키며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다. 만 20세이던 2008시즌에는 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했다. 다이내믹한 폼으로 전성기 시절엔 최고구속 155km를 뿌렸다. 투구스타일 자체가 매우 공격적이다.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한결같다. 이것이 김광현의 매력이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포스팅 시스템 계약을 했다. 역대 11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투수가 된 한국인 빅리거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는 친정팀 SSG랜더스와 4년 151억 원 계약을 했다. 150억 원이 아니라 151억 원인 이유는 역대 최고계약(기존 이대호 4년 150억 원)을 경신하는 최고 대우 의미로 1억 원을 더했다.

  • 04 팀을 변화시키는 선수
    KIA 타이거즈
    최형우

    2025 프로야구 5월 월간 최우수 선수에 올해로 만 42세 최형우가 선정됐다. 역대 최고령 월간 MVP다. 올시즌(6월 8일 기준) 타율 3할 3푼 5리, 10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강한 타자 지표라 할 수 있는 OPS(출루율+장타율)는 1.013으로 리그 1위다. 타율도 리그 2위다. 최형우는 역대 세 번째로 2,500안타를 달성했고, 400홈런도 넘어섰다. 통산 2루타와 타점 부문에서도 역대 1위 경쟁을 이어간다.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대기록은 덤이다. 지명순위는 낮았다. 2002년 삼성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였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그는 40세를 넘어서까지 주전에서 밀린 적이 없다. 나이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로 타격폼을 계속 수정해 나가면서 변화에 맞선다. 특히 큰 경기에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인다. 삼성 시절에는 라이온즈 왕조 시절을 열었고, KIA로 FA이적을 해서는 KIA를 곧바로 우승시켰다.

  • 05 견고한 최정의 시대
    SSG랜더스
    최정

    2005년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에 입단해 21년간 프로야구무대에서 활약 중인 거포 내야수. 한국시리즈 5회 우승, 홈런왕을 3회 차지했고 KBO리그 역대 최초 500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최초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352개의 몸에 맞는 공은 세계 최다기록이다. 무시무시한 공이 날아들어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최정 특유의 강한 정신력을 엿볼 수 있다. 팀이 어려울 때도 한결같은 활약을 펼쳐 팬들은 ‘최정 랜더스’라 부른다. 최정은 504홈런으로 리그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정의 장점은 꾸준함과 강한 체력, 약점을 훈련으로 보완하는 끈기다. 프로 초년병 시절에는 3루 수비가 약했지만 매일 수백 개의 펑고를 받으며 무릎이 박살 나도록 연습한 끝에 리그 정상급 3루수로 십여 년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3번째 FA 계약을 올시즌에 앞서 했다. 4년간 110억 원. 2028년 청라돔구장까지 함께 간다.

글을 쓴 박재호는 1996년 스포츠조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30년째 스포츠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일본특파원, 스포츠데스크를 거쳐 현재 스포츠조선 편집국장이다. 구독자 22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 ‘야구부장’을 통해 야구팬들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