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따라 떠난
봄날의 라이딩

두 발이 가벼워지는 계절, 자덕모의 멤버들이 주말 아침 반포한강공원으로 모였다. 선두에는 박선호 코치가 섰다.
한강변을 따라 신나게 달려나간 이들의 봄날의 라이딩을 담았다.

글.  조수빈   사진. 김도형   영상. 이덕재

자전거 타기 좋은 일요일 아침

봄 햇살이 완연하던 어느 주말, 반포한강공원이 이른 시간부터 계절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활기가 돌았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봄볕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사이클을 타고 등장한 다섯 사람. 라이딩복에 헬멧, 클릿슈즈까지 풀 장착을 하고 나타난 폼에서 심상치 않은 아우라가 느껴지는 이들은 ‘자덕모의’ 멤버들이다. ‘자전거 덕후들이 모여 라이딩을 계획한다’라는 뜻을 가진 이들은 보통의 라이딩 크루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단다. 멤버들을 이끌고 나타난 원세희 씨는 “매주 특정한 요일, 시간을 정해 정기 모임을 갖는 동호회와는 달리 저희는 비정기적으로 라이딩을 하는데, 공지를 보고 관심 있는 멤버들이 자유롭게 참가하는 식의 오픈 커뮤니티에요. 이번 『서울스포츠』의 원데이클래스는 제가 공지를 했는데, 정원이 금방 찼어요. 그만큼 사이클에 대한 멤버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편이에요.”라며 자덕모의를 설명했다.
원세희 씨의 말처럼 이들의 사이클에 대한 사랑은 깊다. 박소민 씨는 올해로 12년째 사이클을 타는 중이고, 유혜영 씨는 유튜브 채널 ‘시원혜영’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이클과 관련된 알차고 재미있는 정보들을 공유하는 덕분에 개설 3년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토록 사이클에 진심인 이들을 이끌 오늘의 선생님은 박선호 코치다. 박선호 코치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국가대표 경력만 9년에 빛나는데, 그런 그와의 만남을 고대한 자덕모의 멤버들이 박수로 박 코치를 환영했다.

“단거리 선수처럼 폭발적인 파워가 필요한 경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좋지만, 로드 사이클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아요. 기어를 변경해서 사이클을 타면 그것만으로도 근력 운동이 되거든요. 기어를 좀 낮춰서 타 보세요.”

그 어디에도 없을 박선호 코치의 레슨
  • 사이클을 사랑하는 만큼 더 잘 타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을 터. 이에 본격적인 라이딩에 앞서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평소 자전거를 타면서 궁금했던 점이나 고민 있으셨어요?”라는 박선호 코치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자덕모의 멤버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라이딩을 할 때 힘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체력이나 평균 파워를 기르고 싶은데, 웨이트 운동을 하는 게 좋을까요?” 구자형 씨의 고민에 박선호 코치는 “단거리 선수처럼 폭발적인 파워가 필요한 경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좋지만, 로드 사이클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아요. 기어를 변경해서 사이클을 타면 그것만으로도 근력 운동이 되거든요. 기어를 좀 낮춰서 타 보세요.”라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어 “사이클을 탈 때는 몸이 가벼워야 좋을 것 같은데, 혹시 운동 전에는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나요?”라는 질문에는 “힘을 내는 데는 탄수화물이 최고예요. 그런 의미에서 밥이 좋죠. 저도 사이클을 타기 전에는 간단하게 흰 쌀밥을 김에 싸 먹어요.”라며 명쾌한 팁을 말해 주었다. 이들 중 사이클 경력이 가장 오래됐다는 박소민 씨는 자신의 라이딩을 세심하게 가다듬기 위한 스킬에 대해 질문했다. “페달을 밟고 당길 때 둔근에 힘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궁금해요. 효과적인 페달링을 하려면 근육을 어떻게 써야 좋을까요?”라는 말에 박선호 코치는 “페달을 단순하게 누르고 당기기 보다는 발을 원형을 그리며 굴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자연스럽게 써야 할 곳에 힘이 들어갈 거예요.”라며 진지하게 고민을 함께 나누었다. 이밖에도 무릎 통증, 근육의 올바른 움직임, 휠의 운영법 등의 질문이 이어지며 수업에 열기를 더했다.
    평소 사이클을 타며 풀리지 않던 고민과 궁금증을 모두 해소했으니 이제는 달려 볼 시간! 박선호 코치의 꿀팁을 전수받은 다섯 사람이 박 코치를 따라 바람을 가르며 저만치 멀어졌다.

  • 박선호 코치는 전 사이클 국가대표로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9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시절에는 서울시청 자전거팀 소속으로 활약하며 국내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현재는 백만킬로사이클아카데미와 유튜브 채널 ‘백만킬로’를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사이클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어요.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코칭 받은내용을 잘 기억해 앞으로도 안전하게 라이딩 하겠습니다!”

자전거 위의 완벽한 하루

한 시간쯤 지났을까, 박선호 코치와 자덕모의 멤버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잠수교 남단에서 출발해 이촌한강공원을 지나 한강대교를 건너 다시 반포한강공원으로 돌아오는 제법 긴 코스였지만, 이들에게 이 정도는 거뜬하단다. 오히려 라이딩의 여운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지 “우리 남산으로 갈까요?”라며 곧장 다음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힘을 쓴 다음에는 근육의 피로를 제대로 풀어 주는 것이 필수. 그렇지 않으면 피로감이 쌓이게 되고, 다음 운동 때 무리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코치의 피로회복 팁은 ‘냉수마찰’이란다.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게 근육 뭉침이나 뻐근함을 푸는 데 도움이 돼요. 사우나를 한다면 따뜻한 물에 삼 분, 찬물에 오 분 정도 번갈아 가며 몸을 담그고 있는 것도 좋죠.”라는 조언으로 오늘의 수업이 마무리됐다.질의응답 때 가장 열의를 보였던 박소민 씨는 “사실 사이클을 탄 지 좀 오래됐다 보니 ‘나 좀 탄다’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박선호 코치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직 갈 길이 먼 듯 싶어요. 너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코칭 받은 내용을 잘 기억해 앞으로도 안전하게 라이딩 하겠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도 이들의 자전거 사랑은 더 깊어질 것처럼 보였다. 두 바퀴를 힘차게 굴려 더 멀리, 더 행복하게 달려 나갈 이들의 사이클 라이프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