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NBA 선수는 누구인가
지난 2022년, ESPN은 NBA 창립 75주년에 발표된 ‘75주년 팀(75th Anniversary Team)’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랭킹을 발표했다. 선수 랭킹은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결국 주관적인 평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번 랭킹은 개인의 성과가 팀에 직결되고, 또 그것이 리그에 끼친 영향까지 고려했다.
글. 손대범

ESPN은 개인 퍼포먼스와 성취, 종목에 끼친 영향까지 고려해 역대 최고의 선수 1위 자리에 조던을 올려놓았다. 같은 생각이다. 6번 파이널에 올라 6번 우승, 그리고 매 결승마다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으며 MVP가 됐다. 마지막으로 우승한 1998년에는 직접 역전골을 넣으며 우승을 결정지었고, 그 사이 득점왕도 10번 차지했다. 조던하면 덩크슛과 같은 화려한 공격이 떠오르지만, 그가 득점만 잘한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포지션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는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All-Defensive First Team)에도 9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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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
매 순간 역사를 쓰는 선수다. 카림 압둘-자바의 역대 최다득점(38,397점)을 넘어 최초로 4만 득점을 밟았다. 플레이오프까지 합하면 5만점이 넘는다. 이미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전으로 출전해 평균 25.0득점을 기록 중이다. 자기 관리와 꾸준함만으로도 역사에 남을 선수다. 팀 성과도 만만치 않다. 총 4번 NBA에서 우승했고, 그때마다 MVP가 됐다. 소속팀(클리블랜드, 마이애미, LA 레이커스)에서 최소 1번은 우승했다는 특징도 있다. 준우승 횟수가 더 많고, 우승을 쫓아 팀을 옮겼다는 점은 마이너스로 지적된다. 그러나 어디서든 팀 전술의 핵심이 됐다. 올림픽 금메달도 3번(2008, 2012, 2024) 땄는데, 파리올림픽에서도 리더 역할을 잘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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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
NBA 역사상 정규시즌 MVP 횟수(6회)가 가장 많다. 르브론 이전까지는 NBA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과 득점 기록을 남겼고, NBA는 이를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 소개하곤 했다. 리바운드와 블록도 역대 3위. 1980년대에는 매직 존슨과 LA 레이커스의 황금기를 주도했다. 압둘-자바에게는 스카이 훅슛이라는 위력적인 무기가 있었다. 큰 키(218cm)와 긴 윙스팬(226cm)을 이용한 훅슛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무기였다. 압둘-자바는 인권을 위해 명예를 걸고 싸운 인물이기도 했다. NBA는 그런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카림 압둘-자바 소셜 저스티스(Social Justice) 챔피언’상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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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4
매직 존슨은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릴 자격이 충분하다. 1980년대에만 5번 우승을 차지했으니 가히 한 시대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성과와 영향력 등을 종합했을 때, 빌 러셀도 역대 TOP 5로 꼽히기에 충분하다. 셀틱스를 무려 11번 우승시켰다. 8년 연속 우승, 시리즈 승패가 결정되는 7차전 10전 전승 등도 대단하다. 개인 기록은 라이벌 윌트 채임벌린이나 압둘-자바에 못 미친다. 그러나 22.5리바운드는 압도적이었으며, 블록슛 능력 역시 위력적이었다. 셀틱스는 러셀의 훌륭한 수비 이후 이어지는 빠른 속공으로 NBA를 휘어잡았다. 또, 흑인 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에 사회적 차별을 꺾고자 노력한 대표적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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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5
채임벌린은 한 경기 100득점, 득점왕 7회 등 압도적인 득점 기계였다. 그러나 라이벌 러셀 탓에 우승 횟수(2회)는 많지 않다. 퍼포먼스만으로 역대 TOP 10에 충분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팀을 더 많은 우승으로 이끈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더 위에 올라야 한다. 팀 던컨이다. 97년에 데뷔해 2016년까지 스퍼스에서만 뛰었고, 팀은 5번 우승했다. 올-NBA 퍼스트 팀 10회, 디펜시브 퍼스트 팀 8회 등 공, 수 실적도 대단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충실한 기본기에 바탕을 둔 플레이로 26,496 득점을 쌓았다. 스퍼스 농구는 감독이라면 모두가 추구했던 조직적인 농구를 펼쳤고, 훌륭한 팀 문화를 갖춘 팀으로 인정받았다. 그 중심에 던컨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