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전 국가대표 백승호 지도자와 함께 오픈 워터에서 즐기는진짜 수영

6월, 봄에서 막 여름으로 넘어가려는 시기. 아직 물에 들어가기는 좀 춥지 않을까 싶었지만 수영인들에게는 딱 좋은 날씨란다. 화창한 주말 아침, 송파체육문화회관 수영팀 ‘송체AM6’는 백승호 수영 전 국가대표와 함께 한강을 건너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글.   김엘진
사진.   황지현
영상.   신현균

Swimming influencer
오늘의 수영 선생님 ‘백승호 수영 크리에이터’

지난해 은퇴한 수영 전 국가대표 백승호 선수는 현재 엘리트 선수 및 동호회 대회의 수영 지도자로 활동하며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수영 국가대표 백승호’를 운영하며 수영인들과 소통하고, 수영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수영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군가를 이기기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라며 ‘수영은 건강은 물론 실생활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수영이 좋아 모였습니다

지난 6월 1일, 2일 이틀간 뚝섬한강공원에서 ‘제1회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가 열렸다. 이 행사는 수영, 자전거, 달리기 3종을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완주하는 ‘대회’ 아닌 ‘축제’로 이틀간 8,760명이 참여, 63만 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특히 둘째 날인 2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세 시간 사이에 한강을 건너는 상급자 수영 프로그램 ‘한강 도하 1km’는 잠실 선착장에서 출발해 한강을 가로질러 뚝섬 윈드서핑장까지 이동하는 코스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반, 잠실대교 아래를 가득 메운 인파 사이로 송파체육문화회관 수영팀 ‘송체AM6’의 일곱 회원과 수영 전 국가대표 백승호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따가운 햇빛 아래에서도 밝은 표정의 백승호 선수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오픈워터 수영은 언제나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이었는데, 오늘은 비선수들과 함께 편안한 수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라며, “동호회 분들과 함께 아이컨택을 하며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축제에 참가하는 각오를 전했다.
임재형 송체AM6 회원은 “팀명 AM6는 아침 6시부터 7시 사이에 모여 수영을 한다는 의미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족이 물놀이를 갔을 때 안전사고가 날 뻔한 적이 있었어요. 그 사건 이후에 최소한 가족이 물에 빠지면 구할 수 있는 실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해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어요”라고 수영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벌써 20년이 지난 이야기다. 그리고 이제 임재형 회원은 가족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수영을 해왔다는 신희영 회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여러 번 바다 수영과 강 수영 등 오픈워터를 해왔지만 우리끼리가 아니라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프로와 함께 참가하게 되니 축제 같기도 하고 너무 좋아요”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김인회 회원은 “10년 전 가족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3.8km 수영대회를 직관하게 됐는데, 정말 너무 멋있어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백승호 선수님과 함께 한강을 건넌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라고 전했다.

  • 수영 전 국가대표의 수영 팁

    본격적으로 한강에 뛰어들기 전 송체AM6 회원들과 백승호 선수는 가볍게 몸을 풀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회원들은 앞다투어 백승호 선수에게 수영에 대해 평소 궁금하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수영 후 어떻게 몸을 회복하시나요?” 허리가 좋지 않아 수영을 시작했다는 오광현 회원의 질문에 백 선수는 “잘 먹고 잘 잡니다”라고 즉답했다.
    회원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백 선수는 다시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정말로 쉴 때는 잘 쉬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수영은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훈련이 힘들었다면 정말로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잠을 많이 자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수영을 할 때 비결을 묻는 신상규 회원의 질문에 백 선수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수영하기 직전에 물을 너무 마시면 수영 중에도 속이 부대끼기 때문에, 직전이나 중간에는 중간중간 혀만 댄다는 느낌으로 마셔야 하고요. 저는 장거리 수영을 할 때에는 하루 20L씩 물을 마셨어요.” 호흡법에 대한 질문에도 백 선수는 망설임 없이 설명했다. “호흡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쪽으로 해줘야 하며, 호흡하는 순간 손도 중요해요. 물을 그냥 잡는 게 아니라 아래로 눌러준다는 느낌을 받으며 몸을 띄워야 합니다.”
    그는 설명과 함께 실제 수영하는 자세를 취하며 몇 번의 호흡법을 보여주었다. 송체AM6 회원들은 눈을 반짝이며 그의 자세에 집중했다. 몇몇은 직접 자세를 따라 하기도 하고 서로의 자세를 고쳐주기도 했다.
    “혹시 수영에 좋은 보강운동을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최한호 회원의 질문에 백 선수는 밴드운동이라고 답변했다. “벤치프레스, 역도 등의 근력운동보다 밴드운동을 하면 속근이 다칠 염려를 줄일 수 있어요. 또 근육이 너무 두꺼워지지 않도록하는 데에도 밴드운동이 효과적입니다.”
    막힘없고 분명한 백 선수의 답변에 송체AM6팀은 ‘역시 프로는 다르다’, ‘포인트를 잘 집어주신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영으로 건너는 한강

9시, 드디어 한강 도하가 시작됐다. 백승호 선수와 송체AM6팀도 출발선 앞 인파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네댓 명씩 한강으로 몸을 던지기 시작했다. 10분이면 강을 건널 수 있다던 백승호 선수도 송체AM6팀에 맞춰 속도를 조절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수영을 즐기던 이들은 오래 지나지 않아 잠실 선착장 건너편으로 올라섰다. 뜨거운 햇살이 빠르게 그들의 몸을 말려주었다.
“백승호 선수를 따라서 오려고 노력하니 확실히 더 속도가 빨라졌어요. 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영은 다르네요. 앞에서 끌어주는 분이 있다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홍순호 회원이 가장 먼저 소감을 전했다.
임재형 회원의 “정말로 선수님이 앞에서 리드도 해주시고, 중간 중간 체크도 해주셔서 훨씬 수월했어요.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겠지만, 혹시 기회가 되면 또 해보고 싶어요!”라는 이야기에 최한호 회원도 입을 열었다. “날이 추울까 걱정했는데 물 온도도 딱 좋았고, 즐거웠어요. 근데 선수님은 처음에는 제 바로 옆에 계셨는데 너무 빨라 ‘아차’하는 순간에 놓쳐버렸습니다.”
신희영 회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선수님은 선수님이더라고요. 그리고 오늘은 중간에 유속이 조금 센 곳이 있었지만 로프를 잡을 수 있어서 괜찮았어요.”
마지막으로 백승호 선수도 환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전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비선수들과 이렇게 함께 수영할 기회가 없었기에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됐어요. 팀원들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챙기고, 늦게 오는 분들이 있으면 기다리는 경험을 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모두들 다치지 마시고, 수영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