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가다듬고
표적을 향해 한 발
강동구 레이저사격동호회 KLSC
고요한 긴장감 속에서 숨을 고르고 표적을 향해 조준한다.
방아쇠를 당기는 그 순간, 레이저가 공기를 뚫고 과녁에 정확히 명중한다.
총알 없는 사격이지만 몰입감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다.
글. 최설화 사진. 황지현

‘사격’이라고 하면 보통 실탄에 장전해서 표적을 관통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레이저사격은 조금 다르다. 진짜 총알 대신 빛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실제 총알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적다. 그러나 절대 표적 외에 사람이나 사물에 총구를 겨누는 일은 없어야 한다.
레이저사격은 한 경기당 10발을 쏘며, 한 발당 최고 점수는 10.9점으로 형성되어 있어 간발의 차로 순위가 나뉜다. 또한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누구나 앱을 통해 대회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 주최자가 참가 방식과 경기 일정, 조건을 정하면 스마트 레이저 시스템이 설치된 어디서든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바람의 영향을 받지도 않고, 양궁처럼 바람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 조준점에 날카로운 눈빛으로 집중하며 총과 표적 그리고 나의 호흡으로 점수가 결정된다.
경기 종료 후에는 연동된 모니터를 통해 점수와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뛰어난 단합력을 보여줄 필요도 없다. 오로지 본인의 실력으로만 승부를 가리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기능으로 자신만의 강점도 파악할 수 있다.

강동구에 위치한 한 레저 스포츠시설. 매주 화요일 오후 8시가 되면 이곳은 특별한 열기로 가득해진다. 레이저사격동호회 KLSC 회원들의 정기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자, 모두 준비됐나요? 시작하겠습니다!” 이찬우 체육부장의 구령이 울려 퍼지자, 회원들이 일제히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우리 동호회는 단순히 총을 쏘는 것 이상을 추구합니다.” 채준영 강동구레이저사격협회장이 준비운동하는 회원들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특히 한 손으로 총을 잡았을 때 필요한 중심력과 근력, 근지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죠.” 채 회장은 직접 시범을 보이며 한 손을 쭉 뻗어 올렸다. 사격은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되어야 하는 스포츠다. 준비가 끝나자, 본격적인 양손 경기가 시작됐다.
“우리 동호회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23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어요.” KLSC 동호회 박경임 회장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매주 이곳에 모여 사격대회를 열어 실력을 쌓고, 경기 후엔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소통하며 단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다는 게 우리 동호회의 가장 큰 매력이죠.”라고 말하며 박 회장은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장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하는 특별한 분위기가 흘렀다. 모든 회원이 각자 10발씩 사격을 하자 실시간으로 순위가 화면에 표시됐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찬우 회원과 강건욱 회원이 103.5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한 것이다! 1위 상품인 커피 쿠폰을 놓고 마지막 한 발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두 사람 모두 손에 땀을 쥔 채 조준했고, 나머지 회원들도 숨죽이며 지켜봤다. 이런 순간이야말로 동호회 활동의 백미가 아닐까.
KLSC 동호회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회원 구성이 다양하고 전문적이기 때문이다. 전직 근대 5종 국가대표 선수부터 군인, 태권도 경력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운동 경험을 가진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런 회원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높아진다. 초보자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경험 많은 선배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운동해 본 사람들이 모여 있다 보니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단다. 이들의 모임에는 건전한 경쟁의식과 동료애가 함께 흐르고 있었다.

강동구에 위치한 한 레저 스포츠시설. 매주 화요일 오후 8시가 되면 이곳은 특별한 열기로 가득해진다. 레이저사격동호회 KLSC 회원들의 정기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자, 모두 준비됐나요? 시작하겠습니다!” 이찬우 체육부장의 구령이 울려 퍼지자, 회원들이 일제히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우리 동호회는 단순히 총을 쏘는 것 이상을 추구합니다.” 채준용 한국레이저협회 교육이사가 준비운동하는 회원들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특히 한 손으로 총을 잡았을 때 필요한 중심력과 근력, 근지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죠.” 채 교육이사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한 손을 쭉 뻗어 올렸다. 사격은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되어야 하는 스포츠다. 준비가 끝나자, 본격적인 양손 경기가 시작됐다.
“우리 동호회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23명의 회원이 함께하고 있어요.” KLSC 동호회 박경임 회장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매주 이곳에 모여 사격대회를 열어 실력을 쌓고, 경기 후엔 저녁 식사를 함께하면서 소통하며 단합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다는 게 우리 동호회의 가장 큰 매력이죠.”라고 말하며 박 회장은 경기를 진행했다.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때 ‘철컥’ 하고 손에 느껴지는 감각, 레이저가 표적을 맞춰 ‘쾅’ 하는 소리가 만날 때 그 쾌감은 정말 짜릿해요.” 박경임 회장의 얼굴에는 레이저사격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스포츠에 빠진 건 아니었다. 사실 ‘총’이라는 단어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해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를 레이저사격의 세계로 이끈 건 바로 아들이었다. 먼저 레이저사격의 매력에 빠진 아들이 적극적으로 권유한 덕분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처음엔 그냥 호기심이었어요. 회장까지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한국레이저사격협회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은 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 채준영 회장은 벌써 11년째 레이저사격과 함께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사격을 좋아해서 알아보던 차에 일반 사격과 본질은 같지만, 훨씬 안전하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손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며 조준하는 동안 나를 감싸는 고요함, 그리고 발사 직전의 짧은 호흡. 바로 그 순간이 레이저사격만의 매력이죠”라고 덧붙였다. 이어 “요즘 방과 후 활동으로 레이저사격을 요청하는 곳이 정말 많아요.”라는 채 회장의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했다. “아이들이 먼저 체험하고 나서 가족들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부모님과 함께 올 때가 재미있어요. 처음엔 아이를 위해 따라온 부모들이 나중에는 레이저사격의 매력에 더 빠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레이저사격의 가장 큰 매력은 경기 시작이 짧고 규칙이 복잡하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한두 번의 깊은 호흡과 집중으로 승부가 결정된다는 거다. 땀을 뻘뻘 흘리는 격렬한 운동이 아니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축구·야구·농구 같은 단체 스포츠처럼 충분한 인원을 모아야 한다는 걱정도 없다. 레이저사격은 장비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혼자서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한 번 해보면 알 거예요. 그 짜릿한 재미에 금세 빠져들게 될 테니까요.” 박 회장의 자신 있는 말에는 레이저사격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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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기록을 확인할 때예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한 발 한 발 더 정확해지고, 점수가 조금씩 올라갈 때마다 정말 뿌듯해요.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분, 정말 짜릿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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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정말 인상적이에요. 평소 긴장하고 위축되어 있던 아이들도 레이저사격을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온전히 그 순간에 집중하게 돼요. 이런 변화를 지켜보는 게 교육자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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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의 가늠자와 가늠쇠를 일직선으로 맞춰서 표적의 중심점에 정확히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시야, 조준, 발사 이 완벽한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순간의 쾌감이야말로 레이저사격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