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넘어 기록으로
〈서울스포츠〉 400호의 시간

한 권의 매거진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곧 시대의 기록이 된다.
400호를 맞은〈서울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의 시간선 위에서〈서울스포츠〉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체육의 변화와 매거진의 역할을 알아본다.

글. 강지형    사진. 황지현

서울특별시체육회가 발행하는 〈서울스포츠〉는 1990년 창간된 36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있는 매거진이다.
〈시민체육〉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스포츠의 전선에서 서울체육의 역사를 기록해왔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매거진의 방향성을 재설정하며 2008년 제호를 〈서울스포츠〉로 변경했다. 2016년 전문체육 중심의 서울시체육회와 서울시생활체육회가 서울특별시체육회로 통합된 이후로 전 영역에 걸쳐서 다양한 스포츠 소식과 이슈를 담았으며, 현재 ‘스포츠로 하나되는 서울’ 이라는 비전을 기반으로 깊이 있는 스포츠 담론과 전문선수, 생활체육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1990년 〈시민체육〉 창간 →
2008년 제호 〈서울스포츠〉로 변경 →
2022년 〈서울스포츠〉 웹진 오픈
  • 前 〈서울스포츠〉 담당 편집자
    現 서울특별시체육회 경영기획부 부장
    이태환

    〈서울스포츠〉의 역사를 가장 오래,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을 꼽자면 단연 이태환 부장이다. 1995년 입사와 동시에 편집 업무를 맡은 그는 〈서울스포츠〉의 변화 과정을 ‘진화’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초기의 〈서울스포츠〉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구청과 생활체육 현장의 소식을 모아 전달하는 ‘소식지’ 성격이 강했고, 콘텐츠 역시 기록 중심이었다. 당시에는 온라인 채널이 없었기에 이 매거진이 사실상 유일한 홍보 창구였고, 각 구청에서 보내오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한 호가 채워지곤 했다.
    하지만 시대는 빠르게 변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독자를 붙잡기 어려워졌고, ‘읽히는 잡지’로의 전환이 필요해졌다. 그는 표지 디자인부터 콘텐츠 구성까지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시민의 일상과 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보다 감각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매거진의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외형의 개선이 아니라, 〈서울스포츠〉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다시 설정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균형’이었다. 서울특별시체육회의 정책과 방향성을 반영해야 하는 기관지로서의 역할과, 독자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매거진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때로는 마지막 단계에서 원고를 수정하거나, 중간에 편집 방향을 바꾸기도 했지만 그는 이러한 고민 자체가 〈서울스포츠〉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독자의 존재’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매거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없었다는 점은, 이 매거진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필요한 콘텐츠라는 의미다. “읽는 사람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잡지”라는 그의 말처럼, 〈서울스포츠〉는 독자가 불어넣은 숨결로 인해 살아남은 매거진이다.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지켜온 시간, 그것이 바로 〈서울스포츠〉의 힘이다.

  • 前 〈서울스포츠〉 편집위원장
    現 (주)갤럭시아에스엠 감사
    박재영

    박재영 위원장은 〈서울스포츠〉를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거진’으로 바꾼 인물이다. 23년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한 그는 2003년 편집위원장으로 합류하며 기존 콘텐츠 구조의 변화를 시도했다. 당시 〈서울스포츠〉는 많은 변화를 거쳐왔음에도 ‘기관’의 일을 기록하는 것에서 ‘스포츠’에 대해 기록한다는 변화가 있었을 뿐, 여전히 기록 중심의 성격을 벗지 못했다. 그는 끝까지 읽고 싶어지는 매거진을 만들고자 했고, 그 해답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였다.그는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체육인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단순한 과정이나 결과 기록을 넘어서 그 안에 담긴 삶과 경험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이는 독자에게서 더 큰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냈고, 〈서울스포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사람들은 이야기에 끌린다” 는 그의 말처럼, 스토리는 매거진의 핵심 경쟁력이었다.
    또한 그는 잡지의 본질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확산되던 시기였지만, 그는 종이 매체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종이를 넘기며 읽는 경험, 활자가 주는 집중력 그리고 한 권의 매거진이 주는 완결성은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서울스포츠〉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읽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매거진으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특정 방향에 얽매이기 보다 매거진의본질에 집중하며 콘텐츠를 구성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서울스포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는 이때를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회상한다.
    박재영 위원장이 생각하는 〈서울스포츠〉의 핵심은 명확하다. 시대는 변해도, 매거진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전달될 때, 매거진은 비로소 살아 있는 콘텐츠가 된다.

  • 現 〈서울스포츠〉 편집위원장
    황선환

    황선환 교수에게 〈서울스포츠〉는 ‘질문을 던지는 매거진’이다. 2010년 편집위원으로 합류한 그는 처음에는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 집중했다. 매월 기획안을 검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며 회의에 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시선은 점차 넓어졌다. 단순히 콘텐츠를 검토하는 것을 넘어, 매거진이 어떤 것을 비춰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메인 테마’였다. 매호마다 독자가 고민해볼 만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는 것. 특히 논쟁적인 이슈일수록 한쪽의 입장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을 함께 담아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데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는 〈서울스포츠〉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매거진으로 자리 잡게 한 중요한 요소였다. 또한 그는 서울체육 환경의 변화 속에서 매거진의 역할 역시 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엘리트 체육 중심의 콘텐츠가 많았다면, 2016년 서울시체육회와 서울시생활체육회가 통합된 이후에는 생활체육 현장의 이야기를 더 많이담을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보다 부드럽고 친근한 방향으로 매거진을 변화시키는 데 힘썼다. 그렇게〈서울스포츠〉는 ‘체육인만의 매거진’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매거진’으로 확장되었다. 그에게 〈서울스포츠〉 400호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독자와 편집위원, 현장의 실무자들이 함께 쌓아온 시간의 축적이다.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같은 질문이 있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이야기해야 하는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서울스포츠〉 가 단순한 기관지를 넘어 시대와 함께 호흡해온 매거진임을 알 수 있다. 소식을 전하던 기록의 책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콘텐츠로, 그리고 생각을 던지는 매거진으로. 변화의 방식은 달랐지만 그 중심에는 늘 하나의 공통된 목적이 있었다. 바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
서울체육의 흐름이 달라질 때마다 매거진도 함께 변했고, 그 변화 속에서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온 사람들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400호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도,〈서울스포츠〉 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또 다른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그렇게 〈서울스포츠〉는 앞으로도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