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Device 스마트기기의 대중화
생활스포츠의 고도화

기록 단축, 순위 경쟁, 운동 능력 향상…
이는 언제나 운동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심사였다.
매일 정해진 운동과 식사, 수면을 반복하며 기록 향상과 순위 경쟁을 반복해야 하는 삶.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삶은 스마트기기의 발전과 대중화로 일반인들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글. 박광범 동국대학교 스포츠문화학과 전문연구원

최초의 운동 능력 기록, 체력장

학교에서 체력장을 하는 날이면, 등교할 때부터 학생들은 시끌벅적했다. 1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오래달리기 등 누가 보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학생들은 최선을 다했다. 체력장은 우리가 인생에서 처음 마주한 운동 능력 평가였고, 어디서나 쉽게 측정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기록’이었다. 가끔 누군가에게 “너 어렸을 때 100m 기록이 얼마였어?”라고 물으면 학생 시절 경험했던 체력장을 떠올리며 대답하고, 그때를 회상하며 이제는 달라진 자신의 운동 능력에 대해 한탄하기도 한다.
상대에게 100m 달리기 기록을 묻는 이유는 결국, 상대의 운동 능력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질문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상대방과의 비교는 자신의 자존감을 올리는 수단이기도 하고, 또는 경쟁심으로 이어져 사회적 상호작용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기록보다 학교 체력장에서의 기록을 떠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반인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학생 시절의 공식적인 운동 능력 측정 기록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기록과 나의 기록을 비교하고, 나의 자존감을 채우거나 혹은 더 나은 기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지표가 달라졌을 뿐이다. 과거의 우리가 운동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지표는 동작의 횟수나 시간 등 소수의 항목만 존재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의 운동 능력을 언제든지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상용화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더 나은 기록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았을 뿐이다.

운동 기록의 보편화, 스마트기기의 등장

애플워치 1세대가 처음으로 등장한 2015년을 기점으로 생활스포츠 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3년 강력한 GPS 기능을 탑재한 전문 운동용 워치인 가민(Garmin)의 스마트워치가 이미 출시된 상황이었지만, 가민의 스마트워치는 전문 운동용으로 취급되어 특정 사용자 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이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용이 확대되기 시작한 1세대 애플워치는 내장 심박수 센서를 통해 실시간 심박수 측정이 가능했고, ‘Activity’ 앱을 통해 하루 활동량(칼로리 소모, 운동 시간, 일어서기 횟수)을 제공하여 이용자들의 신체 활동 욕구를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했다. 심박수 센서와 운동량 측정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의 대중화는 곧, 스마트워치가 ‘피트니스 트래커’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부분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다른 기업들의 활동과 맞물리며 최고의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1. 마라톤 이벤트의 확산

애플워치 1세대가 처음으로 등장한 2015년을 기점으로 생활스포츠 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3년 강력한 GPS 기능을 탑재한 전문 운동용 워치인 가민(Garmin)의 스마트워치가 이미 출시된 상황이었지만, 가민의 스마트워치는 전문 운동용으로 취급되어 특정 사용자 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이폰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용이 확대되기 시작한 1세대 애플워치는 내장 심박수 센서를 통해 실시간 심박수 측정이 가능했고, ‘Activity’ 앱을 통해 하루 활동량(칼로리 소모, 운동 시간, 일어서기 횟수)을 제공하여 이용자들의 신체 활동 욕구를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했다. 심박수 센서와 운동량 측정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의 대중화는 곧, 스마트워치가 ‘피트니스 트래커’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부분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다른 기업들의 활동과 맞물리며 최고의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의 영향력 확대

현대 사회는 소셜미디어 및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확대되어, 자신이 경험한 이벤트나 일상을 공유하는 식의 소셜 활동을 즐기는 시대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기록된 자신의 러닝 데이터 또는 다른 종목의 운동 데이터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거나, 마라톤 이벤트에 참가해 수집된 데이터와 기록을 게시하며 ‘운동 기록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남들보다 월등한 기록을 확보한 이용자는 주변인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으며 ‘인플루언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기도 한다. 러닝 기록을 통해 인플루언서의 위치를 확보한 사람들은 러닝과 관련된 이벤트에 초대를 받거나 스포츠 관련 기업으로부터 물품 협찬을 받으며 연예인 못지않은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워치가 대중화되지 않았다면, 소셜미디어가 활발하게 이용되는 환경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3.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문화 확대

질병 예방 및 건강을 위한 관심은 좋은 음식 먹기, 하루 활동 칼로리 체크하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등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자신의 하루 활동 칼로리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고, 어떠한 종목의 운동을 하더라도 스마트워치를 통해 ‘내가 오늘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했는지’를 체크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먹어야 할 음식의 양을 조절하는 데에도 활용이 가능하고, 이외에도 사용자들은 건강하고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스마트워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록 향상과 소셜 활동 외에도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관리하는 데에도 스마트워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번 10년 전으로 돌아가 스마트워치가 없는 세상에서 내가 운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행했는지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지금 마주하고 있는 스포츠테크의 발전이 일상생활에서의 스포츠 활동을 보다 똑똑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물론, 타인과의 기록 경쟁, 소셜 활동, 그리고 건강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여가학(Leisure Science)에서는 사람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삶의 만족, 행복감 등이 높아진다고 언급하고 있다. 스포츠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심리적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몰입(Flow)’이다. 몰입 이론을 주장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어떠한 활동에 몰입이 이루어지기 위한 조건으로, 개인의 ‘기술(능력)’과 ‘도전(난이도)’의 균형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개의 요인이 균형이 맞을 때 사람은 그 활동에 완전히 몰입될 수 있고, 최고의 성취감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볼 때, 생활 스포츠 현장에서 스스로 운동을 하고자 하는 개인이 해당 운동에 몰입을 느끼기 위해서는 개인이 가진 능력과 운동의 난이도를 비교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워치’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마라톤을 예로 들면, 스마트워치는 마라톤 참여자의 페이스와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제공하며, 이를 통해 참여자는 페이스를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장시간의 레이스를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기록 향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는 데에 기초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포츠 활동의 저변 확대는 물론, 스포츠 문화의 고도화를 이끈 스마트워치의 등장과 발전은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대중들이 스마트워치를 통해 더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국가적·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의 변화는 보다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쓴 박광범 연구원은 연세대학교 스포츠산업학(세부전공: 여가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스포츠문화학과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개인 맞춤형 달리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생활체육 종목 참여자들의 여가 활동 경험을 기반으로 한 생활체육 현장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