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하나 되기

퇴근 후 최애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바삐하는 사람들.
주말에 시간을 내 팝업스토어를 찾아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한정판 굿즈를 갖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스포츠 팬’이라는 거다.
요즘 ‘스포츠’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만으로 끝나지 않는다.이른바 ‘덕질’할 맛 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여러 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새로운 팬층을 양산하기도 한다.스포츠는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 이것이 진짜 스포츠의 힘이다.

스포츠+a 경계 너머 스포츠의 저력

최근 ‘스포츠’의 기세가 무섭다. 의류, 식음료, 캐릭터 산업 등이 프로 스포츠와의 협업을 통해 팬들을 공략하는가 하면, 각 구단의 콘셉트로 꾸며진 팝업스토어는 입소문을 타고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포츠의 파급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 장원석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사진출처. 각 기업 및 구단 홈페이지

KBO 팝업스토어 ‘KBO ROAD’ 굿즈
  • KBO 팝업스토어 ‘KBO ROAD’ 굿즈
  • SPC삼립에서 출시한 크보(KBO)빵
보다 넓어진 스포츠의 영향력

오랫동안 스포츠는 기업 마케팅의 핵심 전략으로 활용되어 왔다. 기업들은 유명 선수나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함으로써 자사 로고와 광고를 자연스럽게 노출하여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써왔을 뿐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롤렉스, 기아 와 같은 비스포츠 브랜드 또한 스포츠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이 프로 스포츠 구단과 협업하여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MZ세대와 어린이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구단들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MZ세대 팬들을 겨냥한 브랜드 마케팅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은 고유의 마스코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 마스코트는 팀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굿즈 판매는 물론 최근에는 식음료 및 의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되어 활용되고 있다. FC서울은 세븐브로이맥주와 손잡고 ‘서울 1983’를 출시해 40만 캔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한화 이글스 역시 마스코트 위니를 활용해 지역 수제 맥주 업체인 금강브루어리와 ‘독수리 라거’를 출시했다. KBO가 최근 각 구단의 마스코트를 활용해 SPC 삼립과 함께 출시한 ‘크보(KBO)빵’은 3일 만에 100만 개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팬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특히,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맥주와 간식류 매출이 증가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스포츠 구단과 식음료 산업간 협업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는 또 다른 분야 중 하나는 의류 산업이다. 최근 무신사는 KBO, K리그와 협업해 ‘고 팀 무신사(GO TEAM MUSINSA)’ 캠페인을 전개했다. 무신사는 희소성(Scarcity) 전략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 구단의 한정판 유니폼과 볼캡 등을 판매했으며 팝업스토어를 통해 팬 참여형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 협업으로 무신사는 스포츠팬들을 겨냥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자 했으며,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던 잠재 고객에게 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효과적으로 접근했다. 이처럼 열성적인 스포츠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캐릭터에 깊은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프로 스포츠 구단을 활용한 마케팅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지속 가능한 파트십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 오드삭스에서 출시한 최강야구 콘셉트 굿즈
  • 나은행이 K리그 팬들을 겨냥해 출시한 카드상품
  • 두산 베어스x캐릭터 ‘망그러진 곰’
  • K리그와 콜라보레이션 한 산리오 캐릭터즈 키링 굿즈
어린이 팬을 저격한 캐릭터 마케팅

어린이 팬들에게는 캐릭터를 활용해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어린이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경기 시작 전, 중간, 종료 후까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제공하면, 어린 팬들이 더욱 편안하게 경기장을 찾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도 프로 구단과의 협업을 통해 자사 캐릭터의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을 뿐아니라 주요 고객인 어린이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기회를 열 수 있다. 이러한 잠재적 효과로 인해 여자프로농구 KB 스타즈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이비쥬얼과 협력해 로보카폴리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KB 스타즈의 유니폼을 착용한 로보카폴리 캐릭터들은 경기장 곳곳에 등장해 어린 팬들과 포토타임을 가지는가 하면, 실제 완구 제품도 경기장에서 함께 판매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협업은 KB 스타즈와 로이비쥬얼 모두에게 윈윈(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프로축구연맹, 산리오코리아, ㈜코리아세븐은 롯데월드 타워에서 K리그와 산리오 캐릭터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마이멜로디와 쿠로미 등 어린이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팀 유니폼, 머플러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을 뿐 아니라 포토존과 어린이 축구 클리닉 등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진행하여 어린이 팬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했다.
프로 스포츠 구단과 리그 입장에서는 현재 어린이 팬이 직접 기여하는 수익이나 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어린 시절부터 구단과 리그에 대한 애정을 형성한 팬은 잠재적 VIP 고객이 되어 더 오랜 기간 동안 리그와 구단에 더 많은 소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린이 팬들을 대상으로 하는 협업 마케팅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두산 베어스x캐릭터 ‘망그러진 곰’
  • K리그와 콜라보레이션 한 산리오 캐릭터즈 키링 굿즈
  • K리그와 콜라보레이션 한 산리오 캐릭터즈 키링 굿즈
글을 쓴 장원석 교수는 경희대학교 골프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University of Florida에서 석사 학위(스포츠경영학 및 광고 분야)와 박사 학위(스포츠 경영학)를 취득하였다. 이후 미국 Texas Tech University 광고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과에서 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