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단거리처럼 빠르게만 달릴 수 없고,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러닝은 처음엔 힘들어도 계속 뛰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몸도 단단해진다. 조금씩 기록이 나아지고, 숨이 덜 차는 걸 느낄 때마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몸이 바뀌면 마음도 바뀐다. 체력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생기고, 인내심이 길러져 어떤 일이든 쉽게포기하지 않는 힘이 생긴다.
빨리 가는 것보단 오래 가는 게 더 중요하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다. 러닝을 통해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고 싶다면, 오늘부터 한 걸음 내딛어 보자. 천천히 가도 괜찮다. 중요한 건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2025 서울마라톤 서울을 달리다
서울마라톤은 국내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최상위 등급) 마라톤으로 세계육상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 10대 대회 중 하나다.
국제 엘리트 부문과 마스터스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2025 서울마라톤’은 66개국 4만여 명이 참가하며 국내 마라톤의 자존심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러닝 마니아들이 반한 서울마라톤의 코스를 함께 살펴보며 42.195km의 여정을 눈으로 달려보자.
글. 임채홍 사진. 김수한, 이덕재, 황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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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 (START)
- 2025 서울마라톤 풀코스 시작 지점으로 새벽부터 서울마라톤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러너들의 고동소리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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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 순환 코스 (10km)
- 도로 폭이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마라톤 초반이기 때문에주위에 사람들이 많아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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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각 (HALF)
- 종각부터 군자역까지는 평지와 오르막이 섞여있어 체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절반 지점인 만큼 기록을 체크하고 페이스 조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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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역 (30km)
- 도로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속도감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군자역 앞 군자교는 오르막과 맞바람이 부는 지역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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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대교 (38km)
- 잠실대교는 서울마라톤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잠실대교 초반의 오르막만 잘 견딘다면 롯데타워를 바라보며 잠실대교를 건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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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종합운동장(FINISH)
- 대망의 결승선인 잠실종합운동장.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마지막 순간을 수백 명의 인파가 축하해준다.
서울마라톤은 국내 최대 규모 마라톤이자5년 연속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라벨을 5년 연속 획득한 마라톤 대회다. 올해로 95주년을 맞이한 서울마라톤은 66개국에서 약 4만여 명의 러너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3월 16일 새벽 6시 30분. 광화문광장은 ‘2025 서울마라톤’ 참가를 위해 전국에서 온 러너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비가 내려 평소보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 추운 날씨였지만, 꼬박 1년 동안 서울마라톤을 기다려온 이들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열정을 식혀주기 위해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것이라고 호탕하게말하는 참가자도 있을 정도였다.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몸을 푸는 사람들,배에 번호표를 서로 붙여주며 파이팅 하는 러닝 크루, 세계 6대 마라톤을 완주해 이미 러너들 사이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까지. 서로 각자 다른 모습으로 42.195km라는 대장정을 준비하는 이들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출발 시각인 8시가 다가오자, 참가자들은 가족, 친구, 연인에게 응원을 받으며 하나둘 스타트 지점으로 모였다. 가장 먼저 “탕!” 총소리와 함께 2025 서울마라톤의 시작을 알린 엘리트 선수들을 시작으로 약 4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일사불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2025 서울마라톤 풀코스는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해 숭례문(남대문), 청계천, 흥인지문(동대문), 어린이대공원을 거쳐 도착지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마무리된다. 서울마라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탄한 코스로 설계되어 있어 마라톤에 첫 출전하는 참가자들도 도전해 볼 만한 것이 특징이다.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 구간이 드물고, 대체로 고도 변화가 적어 마라톤 참가자들 사이에선 기록용 경기로 좋다는 평가도 받는다. 물론 일부 구간에서는 가벼운 오르막길과 맞바람이 부는 지역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평지가 많아 페이스 조절이 용이한 것이 서울마라톤의 장점이기도 하다.
‘2025 서울마라톤’ 남자 국제부는 하프투 테클루 아세파(에티오피아) 선수가 2시간 5분 42초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남자 국내부 김홍록(한국전력) 선수가 2시간 12분 29초, 여자 국제부 베켈레치 구데타 보레차(에티오피아) 선수가 2시간 21분 36초, 여자 국내부 임예진(청주시청) 선수가 2시간 30분 14초를 기록하며 각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이후 일반인과 동호회원들이 섞인 마스터스 부문 참가자들도 속속들이 들어오며 2025 서울마라톤 대장정의 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시간의 대장정 끝에 서울마라톤을 완주한 러너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축하했다. 가족과 얼싸안고 우는 사람, 같이 참가한 친구와 끝까지 달린 것이 자랑스럽다는 사람, 목표한 기록에 못 미쳐 아쉽지만 다음이 있어 괜찮다는 사람 등 각자의 사연과 함께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의 공통점은 해냈다는 뿌듯함이었다.
오직 마라톤을 달려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있다고 한다. 신체적·정신적 한계에 부딪히고, 이를 극복하며 스스로 한 단계 나아간 느낌을 받은 순간, 이들은 평생 달리게 된다고 한다. 2025 서울마라톤 역시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참가자와 이를 보는 이들에게 도전과 열정, 그리고 완주의 감동을 느끼게 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해냈다는 그 순간의 기쁨을 아는 러너들이 있는 한, 서울마라톤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