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쌓은
대학 스포츠 문화

미국 대학 스포츠는 대규모 경기 시설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언제나 흥미롭다.
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재학생, 동문, 지역 기반 팬들 간의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미국 사회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 스포츠가 지닌 매력을 역사와 사회적 영향, 문화 측면에서 살펴본다.

글  .  정미령

미국 대학 스포츠의 역사

미국의 대학 스포츠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대학 간 경쟁 상황이 도래한 이후, 동부 대학에서 먼저 스포츠 관련 조직이 설립되고, 스포츠 참여가 장려됐다. 1840년대에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이 최초의 스포츠 클럽을 만들고, 대학 간 경기를 개최했다. 1876년에는 동부 대학에서 야구, 미식축구, 육상과 같은 스포츠가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전국 대학에 널리 알려졌다. 많은 대학이 대학 간 경기에 참여하면서 규칙을 감독하는 기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미대학체육협회(National Collegiate Athletics Association, 이하 NCAA)가 1906년에 설립됐다.
NCAA는 미국 내의 대학 스포츠를 감독 및 관리하며,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의 1100개 이상의 학교에 소속된 학생 운동 선수들을 위한 규칙과 지침을 제정한다. 이를 기반으로 오늘날 미국의 대학 스포츠 산업은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큰 스포츠 산업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현재 미국 대학 스포츠에서 인기 있는 대회 중 하나는 ‘March Madness’로 2022년에는 1000만 명 이상이 ‘March Madness’를 시청했으며 NCAA는 약 10억 달러를 수익으로 창출했다.

사회적 영향:텔레비전, 타이틀 나인(Title Ⅸ)과 여성 스포츠

① 텔레비전 : 1927년, 텔레비전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상업화시대는 지역 기반의 대회를 전국 대회로 전환하는 발판이 됐다. 방송사들이 대학 스포츠의 잠재력을 발견하면서 해당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대학 스포츠는 광범위한 팬 기반을 갖게 됐다. 이 기간에 오렌지 볼과 로즈 볼 같은 주요 대학 토너먼트가 개최됐고, 전국 최고 팀들의 경기가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됐다. 광고와 방송, 스폰서 계약을 통해 대학들의 수익은 증가했다. 수익을 재투자하면서 최첨단 시설 및 코치진을 갖추고, 선수 영입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② 타이틀 나인(Title Ⅸ)과 여성 스포츠 : 1972년 타이틀 나인이 제정돼 연방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성별에 따른 차별이 금지됐다. 이후 전국적으로 여성 선수가 참여 할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들이 촉진되면서 여성 선수들은 더 많은 권리를 부여받았고, 대학부터 프로 수준까지의 역량을 높일 수 있었다. 타이틀 나인으로 인해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는 현재 여자부 종목이 9개로 5개인 남자부보다 활성화됐다. 타이틀나인에 근거해 남자부 예산만큼 여자부에서도 같은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

미국에서 테일게이팅(Tailgating)은 경기 관람 못지않게 중요한 행사로 여겨진다
기반이 되는 문화:정체성과 커뮤니티, 경쟁의식

① 정체성과 커뮤니티 : 대학 졸업생, 즉 동문의 지속적인 후원은 대학 스포츠가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한다. 동문은 학교를 향한 애정으로 후원을 잇고 있는데 스포츠도 주요 대상이다. 2020년에 프린스턴대학의 졸업생 중 55%가 대학에 기부했으며 기부금들은 스포츠 시설의 개선과 선수 영입에 활용되고 있다.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Urbana Champaign)에 박사로 오면서 테일게이팅 파티라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서도 스포츠 경기를 꽤 관람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동료들과 캠핑할 수 있는 텐트, 음식 등을 준비해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지정된 학교 주차장에서 테일게이팅 파티를 경험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에 사교 활동을 하며 친구, 가족 또는 동문과 시간을 보내는 문화를 테일게이팅 파티라고 부른다. 이러한 파티는 경기 시작 전에 경기장 주변의 주차장이나 지정된 장소에서 열린다.

② 경쟁의식 : 오랜 기간 동안 스포츠는 미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 대학팀과의 승리에 열광하고, 대학팀을 추종하는 팬 활동은 미국의 주요한 여가 활동이다. 부족주의(Tribalism)라 할 수 있는 집단성은 대학 스포츠의 기반이 되는 특징 중 하나이다. 응원가, 마스코트, 대표 색상, 마칭 밴드 등을 통해 집단만이 가진 속성을 표현하고 각인시켜 하나의 유대감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많은 미국 가족은 출신 대학이나 지역 대학을 함께 응원한다. 이러한 부분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가족 간의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글을 쓴 정미령은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에서 스포츠 경영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에서 강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포츠 경영·마케팅·개발을 강의하며 골프 관련 연구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테니스와 클레이사격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새로운 연구 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