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향한 뜨거운 발 차기
서울시설공단 우슈팀

용인 미르스타디움 인근에 위치한 서울시설공단 우슈팀 훈련장에 선수들이 모였다.
종목별 균형 있는 발전과 시민 체육 진흥을 위해 운영되는 서울시설공단 우슈팀은 2002년 창단 이래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해온 한국 우슈의 산실이다.
격렬한 대련이 시작될 거란 예상과 달리 훈련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매트 위에서 천천히 몸을 푸는 선수들의 모습이었다.

글. 심정윤    사진. 박성수    영상. 이덕재

격투와 예(禮)가 공존하는 우슈

중국의 전통 무술 우슈는 단련한 무술을 표현하는 방식인 ‘투로’와 일대일 대련 방식의 ‘산타’로 나뉜다. 투로는 남권·장권·태극권 세 가지 세부 종목으로, 산타는 체급별로 분류가 되는데, 서울시설공단 우슈팀은 감독과 산타 선수 5명(권혁, 김민수, 이동현, 이재준, 정다재)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까지 이 팀의 주장이자 선수로 활약했던 홍민준 감독은 이제 선두에 서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친한 형, 친한 선배로 함께 훈련했기에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팀의 강점입니다.”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홍 감독의 열정은 훈련장 온도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오늘은 홍 감독의 지도 아래, 선수들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선수들은 입단 시기도 체급도 모두 다르지만, 부상에 유의하며 서로 몸 풀 때 신경을 쓰는 등 동료애가 두터워 보였다.
“우슈는 관절을 많이 쓰는 종목이라 부상 방지를 위해 20~30분간 몸을 푸는 데 집중합니다.” 중국 유학 후 입단 첫해에 국가대표 타이틀을 거머쥔 정다재 선수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폼롤러를 이용한 근막 이완부터 신경계 활성화를 위한 감각 훈련까지, 체계적인 루틴이 이어졌다.

“처음엔 그저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기술을 하나씩 익힐 때마다 느끼는 재미가 엄청나요.”
매트 위를 수놓는 현란한 타격

유연한 움직임을 위해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충분한 스트레칭을 마친 뒤, 산타 종목의 핵심인 기본기 훈련이 이어졌다. 우슈의 꽃이라 불리는 ‘산타’는 다양한 권법과 발차기, 그리고 상대를 넘기는 던지기 기술이 결합된 격투 종목이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서 돌려 내리꽂아야해.” 연습을 지켜보던 홍 감독의 지도에 국가대표 소속인 정다재 선수를 비롯해 권혁, 이동현 선수는 일사불란하게 낙법과 타격 연습을 반복하며 땀방울을 흘렸다.
우슈 산타는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갈리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과 전략적인 기술 훈련이 중요하다. 이어진 훈련에서 선수들은 보호복과 글러브를 착용하고 실제 경기와 다름없는 스파링에 돌입했다. 훈련 내내감돌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선수들의 눈빛은 매섭게 변했다. 현란한 발차기가 오가고 상대를 잡아 순식간에 바닥에 메치는 기술이 성공할 때마다 훈련장에는 거친 숨소리와 타격음이 메아리쳤다.주장인 권혁 선수는 팀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그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한다며 공을 돌리면서도 “어린 선수들이라고민이 생기면 동네 형처럼 들어주려 노력합니다.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게 제 몫이죠.”라며 든든한 맏형의 면모를 보였다. 한편, 링 밖에서 샌드백을 치는 이재준 선수의 움직임이 매섭다.
“처음엔 그저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기술을 하나씩 익힐 때마다 느끼는 재미가 엄청나요.”
화려한 동작 뒤엔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이 선수는 최근 체급을 맞추기 위해 9kg 가량을 감량했다. “땀복을 입고 끝없이 달리고 식단을 조절하는 게 가장 힘들었죠. 그때마다 형들이 옆에서 같이 뛰어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훈련장 곳곳에선 선배가 후배의 글러브 끈을 조여주거나 기술을 조언하는 훈훈한 광경이 포착되었다.

“무엇보다 선수들 간의 신뢰와 단합이 일궈낸 결과입니다.
힘든 훈련을 묵묵히 따라와주는 선수들이 대견할 뿐이죠.”
선수 마음 헤아리는 ‘맞춤형 코칭’, 세계를 조준하다

홍 감독의 코칭 철학은 ‘개인 맞춤형’이다. “사람마다 유형이 다릅니다. 겁이 많은 선수에겐 무조건 치고받기보다 상대를 넘기는 기술을 전략적으로 지도하고, 생각이 많은 선수는 단순하고 빠르게 기술을 구사하도록 훈련시킵니다.” 선수의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형별로 세밀하게 파고드는 그의 지도법은 이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회에서 선수들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 간의 신뢰와 단합이 일궈낸 결과입니다. 힘든 훈련을 묵묵히 따라와주는 선수들이 대견할 뿐이죠.”라며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훈련이 끝나고 장비를 벗는 선수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격렬한 스파링 후에도 서로의 기술에 대해 조언하며 부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한 팀이었다. 이들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국제대회 메달이 목표라는 정다재 선수는 “해외 대회에 많이 출전해 우슈의 위상을 높이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홍민준 감독은 대외적으로는 메달을, 대내적으로는 선수들과의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길 꿈꾼다며 눈을 반짝였다. 링 위에서 뿜어내는 이들의 뜨거운 열기가 아시안게임을 넘어 세계 무대까지 힘차게 뻗어 나가길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서울시설공단 우슈팀
홍민준 감독

서울시설공단 우슈팀은 2002년 창단 이래 2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국가대표를 배출해온 한국 우슈의 산실이다. 현재 공단의 우슈팀은 권혁, 김민수, 이동현, 이재준, 정다재 5명의 산타 종목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