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룰, 어렵지 않아요
만화로 배우면 되니까!
90년대 생에게 『그리스로마신화』와 『삼국지』를 읽었냐고 물어 본다면 90%는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바로 만화로 말이다.
만화는 이야기나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글로 읽으면 헷갈리는 룰을 쉽게 익힐 수 있는 스포츠 만화를 통해 다양한 스포츠의 매력을 접해 보자.
정리. 편집실 사진. 각 지자체
“대체로 스포츠란 이긴 시합보다
진 시합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법이니까.”
- 『H2』 아다치 미츠루 작가
- 야구에 푹 빠진, 일명 ‘야빠’를 대량 생산해낸 스포츠답게 야구를 다루는 만화는 많다. 그러나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 만화는 뭔가 다르다. 우선 가장 중요한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 보면, 주인공인 쿠니미 히로는 중학생 때 야구부를 지역대회 우승으로 이끄는 등 뛰어난 실력으로 활약했는데, 의사로부터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좌절하여 야구부가 없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다. 그러나 진단을 내렸던 의사가 돌팔이인 것이 밝혀지며 다시 히로는 고시엔(일본 고교 야구 대회)에 대한 꿈을 키워간다. 평범한 줄거리이지만 『H2』에는 의사가 돌팔이였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마저 유머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능청스러움이 있다. 스포츠 만화를 빙자한 순정만화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아슬아슬한 사각관계는 만화를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이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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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만화와 순정만화를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수작.
- • 명대사가 많고 상황과 대화의 여백을 통해 여러 가지를 말한다.
“이 세상에 무적이란 건 없어!!”
- 『아이실드21』 이나가키 리이치로 작가, 무라타 유스케 작화
- 미식축구라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룬다는 점으로 시선을 끄는 『아이실드21』은 종목의 희소성만으로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님을 당당히 증명해낸다. 스토리는 평범한, 찌질하기까지 한 주인공이 숨겨진 능력을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소년만화의 정도(正道)를 밟는다. 주인공인 코바야카와 세나는 작은 체구 탓에 자주 불량학생들의 표적이 되었는데, 그들을 피해 다니며 발이 빨라졌다. 이를 눈여겨본 미식축구부 쿼터백이자 동급생인 히루마 요이치에 의해 미식축구부에 가입을 하고, 우연한 기회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등번호 21번의 러닝백(공을 가지고 질주해 득점하는 포지션)으로 활약을 한다. 미식축구는 거대한 보호구와 과격한 플레이가 상징적이지만 전략이 중요한 스포츠이다. 『아이실드21』은 미식축구의 두뇌 싸움을 심도 있게 다루며 현실의 기술을 만화적 연출로 보여줌으로써 미식축구를 보다 재미있게 익힐 수 있게 돕는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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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스포츠를 접하고 싶다면 꼭 읽어볼 것.
- • 만화적 연출이 뛰어나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환경을 탓하지 않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한다.”
- 『카페타』 소다 마사히토 작가
-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주인공 타이라 카페타가 유일하게 흥미를 가지는 것은 바로 자동차이다. 생계 유지 탓에 아들과 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하는 카페타의 아버지는 그런 카페타를 가엾게 여기는데, 어느 날 어린아이가 탈 수 있는 카트를 보고 카페타에게 선물한다. 카트에 푹 빠진 카페타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아버지가 선물해준, 성능이 좋지 못한 카트를 끌고 대회에 출전해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나오미를 추월한다. 『카페타』는 카트-F4(주니어 포뮬러)-F3-F2(GP2)-F1 순으로 모터스포츠의 계단을 밟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 준다. 레이싱에서 펼쳐지는 작전과 선수들의 심리, 레이싱 중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사고를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어 호평을 받는다. 특히 초중반부의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야기와 몰입감은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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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능으로 모두를 압도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 • 몰입감이 뛰어나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 『캡틴 츠바사』 타카하시 요이치 작가
- 축구 만화의 고전 『캡틴 츠바사』는 초등학생인 오오조라 츠바사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펼쳐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츠바사는 새 동네로 이사를 간 뒤 축구를 사랑하는 친구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인 로베르토 혼고를 만나 축구에 대한 재능을 키워간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를 거치며 다양한 동료를 만나 우애를 기르고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는 시리즈물로, 본편인 『캡틴 츠바사』는 중학생인 츠바사가 브라질로 유학 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스승과 라이벌을 만나고 경쟁해 나가는 과정은 예상 가능하지만 안정적인 전개로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 편하게 읽기 더없이 좋은데, 연재를 시작한 지 40년이 넘은 장수 만화로 권수가 많아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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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른한 어느 주말, 지루함에 하품을 하던 중이었다면 주목!
- • 익숙한 스토리 라인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어 편하게 읽기 좋다.
“레이스는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마.”
- 『겁쟁이 페달』 와타나베 와타루 작가
- 『겁쟁이 페달』은 로드레이스를 다룬다. 주인공인 오노다 사카마치는 애니메이션 덕후이자 자전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고등학생이다.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왕복 90km를 자전거로 통학하며 저도 모르게 체력까지 길러진 상태이다. 물론 소년만화가 대체로 그러하듯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사카마치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애니메이션 연구부를 만들고자 하지만 실패하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전학생 나루코의 추천으로 자전거부에 들어가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재능을 발굴해낸 것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카마치의 모습과 팀을 이루어 이어 달리는 로드레이스에서 발휘되는 팀워크는 찡한 감동을 준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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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고난 재능으로 고난과 역경을 해결하는 무수한 소년만화 주인공들 사이에 핀 한 떨기 노력형 주인공.
- • 오타쿠 소년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어쩐지 동병상련을 불러일으킨다.
“이건 스포츠가 아니야.
인생이야.”
- 『HAPPY!』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
- ‘우라사와 나오키’하면 대부분 『몬스터』나 『20세기 소년』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명작이 있다. 『HAPPY!』는 오빠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는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우미노 미유키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가난 때문에 테니스를 그만두었지만 세 명의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테니스 대회 상금을 바라보고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프로 테니스계에서 주목받는 선수에게 미운털이 박히고, 대회에서 이겨 나감에도 불구하고 미움을 받는 처지에 처한다.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과 테니스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노력을 거듭해 나가는 미유키와 그 외의 인물들을 통해 현실적인 인간 군상과 현실 사회를 보여 줌으로써 여타 스포츠 만화와는 다른 지위를 획득한다.
- 추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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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2』의 심리묘사가 순정만화의 간질간질한 마음과 설렘이라면 『HAPPY!』는 알고 싶지 않았던 사람의 까만 속내를 드러낸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찼을 때 읽으면 그 진가를 더욱 잘 알 수 있는, 어른을 위한 만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