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비 내리사랑
-
하늘이 높고 청명한 어느 날, 배재고등학교의 운동장에 학생들이 모였다. 배재고등학교 럭비부(이하 배재고 럭비부)와 서울시 럭비 클럽의 학생들이다. 서울시 럭비 클럽은
인근의 초·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으로, 자발적인 스포츠 참여와 건전한 체육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 럭비 클럽의 학생들 중 럭비 선수를
꿈꾸며 배재고 럭비부로 진학하는 경우도 있는 등 서울시 럭비 클럽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열어주고 협동심과 활력을 키워주고 있다. 오늘은 서울시 럭비 클럽에게
배재고 럭비부가 럭비를 알려주는 시간을 갖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처음 만나는 사이가 아닌 듯 만나자마자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서울시 럭비 클럽의 수업이
배재중학교 운동장에서 진행이 되기에 배재고 럭비부 학생들이 오며 가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던 것.
“제가 배재중학교를 다닐 때도 같이 운동장을 쓸 때면 함께 훈련을 하기도 하고 선배님들이 기술을 알려주시기도 했어요.” 최예준 선수의 말처럼 배재고 럭비부는 후배들을 이끄는 일에 앞장선다. 매년 있는 양정고등학교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졸업생들이 학교를 찾아 함께 훈련하기도 한다고. 배재고 럭비부는 선배들의 내리사랑을 전파하며 럭비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공고히 다지고 있었다.
럭비, 온몸으로 부딪쳐 길을 열어라
배재고등학교 럭비부 × 서울시 럭비 클럽
지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배재고등학교 럭비부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럭비 강호 배재고등학교 럭비부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재능나눔을 하며 럭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오늘은 서울시 럭비 클럽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 뜨거운 현장을 담아 보았다.
글. 강지형 사진. 황지현 영상. 양금석
- 럭비 앞에서는 진지하게
-
수업은 몸풀기로 시작되었다.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간단한 체조를 한 뒤 기본기 훈련이 시작됐다. 매일 훈련을 한다는 두 팀은 감독의 지시하에 일사불란하게 패스
연습을 시작했다. 그 다음은 돌파 훈련. 한 사람은 공을 들고 돌파하고, 다른 사람은 그를 막는 것이다. “기대지 말고 밀고 나가. 상대가 너를 잡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해.” 서울시 럭비 클럽의 학생이 돌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은 진지한 얼굴로 조언을 해주었다. 서울시 럭비 클럽의 학생들은 선배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바로 응용해보기도 했다.
배재고 럭비부는 1932년 창단된, 긴 역사를 지닌 전통 있는 럭비 강자이다. 작년인 2024년,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우승을 거두고 올해 2연패를 달성했다. 그 외에도 제78회 종별럭비선수권대회, 제36회 대통령기전국럭비대회에서 2연패를 기록했으며, 제39회 충무기전국럭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을 하며 막강한 실력을 뽐냈다.
배재고 럭비부 장운기 감독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단합이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죠.”라며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 한 몸처럼 움직이는 우리는 팀!
-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은 뛰어난 협동심을 보였다. 다음 훈련은 스크럼이었는데, 각 팀의 선수들이 마주 보고 서서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힘을 겨뤄야 하기에
팀워크가 중요한 세트피스이다. 감독의 신호에 맞춰 대형을 짜고 스크럼을 하는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은 한 몸인 양 움직였다.
이어진 라인아웃(경기장 바깥으로 나간 공을 받기 위해 한 명의 선수를 다른 선수들이 높게 들어 올리는 방법) 훈련에서도 마찬가지. 서울시 럭비 클럽이 뒤를 이어 라인아웃을 해보았지만 들어 올려지는 선수의 몸이 높게 띄워지지 않았다. “다리를 붙이고 고정을 해야 해. 시작할 때는 네가 뛰어 줘야 들어 올릴 수 있어.”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가르침을 전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도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지!”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은 자신이 성공한 마냥 크게 기뻐하며 박수를 쳤다.
“자, 7대 7 해보자.” 장운기 감독의 말에 선수들이 운동장 가운데로 뛰어갔다. 7대 7은 실전처럼 돌파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비를 맡은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이 돌파하는 서울시 럭비 클럽 학생의 앞을 가로막고, 공격을 시도하던 학생은 공을 끌어안고 넘어졌다. 일부러 넘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럭비는 몸을 부딪쳐 돌파해야 하는 만큼 넘어지는 방법도 중요하기 때문. 공을 따라 움직이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유려한 파도와 같다.
7대 7 연습을 마친 선수들은 가쁜 숨을 골랐다. 격렬한 연습에도 럭비에 대한 열의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배재고 럭비부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조언을 하며 훈련이 끝난 후에도 럭비에 대한 교류를 이어갔다. 고아준 선수는 “선배님들에게 받은 가르침을 이번 기회를 통해 후배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라며 즐거운 얼굴로 말했다. 럭비를 통해 인연을 맺은 두 팀이 앞으로도 힘찬 전진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선배님들에게 받은 가르침을 이번 기회를 통해 후배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뿌듯해요.”
MINI interview
-
- 오늘의 코치
-
배재고등학교 럭비부
장운기 감독
배재고등학교 럭비부는 1932년 창단된 우리나라 럭비 역사의 산증인이다. 현재 34명의 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다. 국가대표인 강순혁 선수를 배출하였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2연패를 달성했으며, 작년에만 4개의 대회에서 17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